대략 4년 전부터 집을 사야겠다라고 마음먹고나서 계속 달려왔던 것 같다.
아직 잔금까지 해야할 일이 남아있지만, 일단 집을 계약함에 있어서 느끼고 배운바를 정리해보려 한다.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
올해 연말에서 내년 상반기를 구입시점으로 잡고 거래 및 시세만 모니터링하는 중이었는데 올해 초부터 스멀스멀 거래가 되기 시작하더니 4~5월부터 갑자기 상승거래가 되기 시작하더라
모니터링하고 있는 지역 아파트들 전체를 살펴보니 가장 좋은 대장아파트서부터 상승 거래가 일어나고, 그다음 2순위, 3순위,,,,점점 거래의 물결이 퍼지면서 내가 찜해둔 아파트 단지 근처까지 퍼지고 있었다.
제발 제발 연말까지만 버텨주세요 제발 기도하고 있었는데, 내가 찜한 단지 중 1순위 단지가 6천만 상승 거래가 찍히면서 이거 안되겠다 지금 당장 시장을 나가봐야겠다 다짐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바보같은게, 주식만 여태 오래하다보니 부동산도 주식같은줄 알았다. 5억에 거래가 되었으니, 당장나가면 5억에 집을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니었다. 4억 8천, 4억 9천, 5억,, 조금씩 가격이 밀어올라가니 매도자들이 물건을 다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5억 3천 5억 4천에 올려놔 거래 데이터를 보고 뛰어간 순간 이미 물건은 없었다.
아 이거 거래 데이터를 보고 가면 이미 늦는거구나를 느꼈다. 부동산 시장(하락장인지, 상승장인지)를 보고 거래 데이터를 보고 여유되는 가격 선에서 미리 선점을 해야하는구나를 느꼈다.
생각보다 맘에 들지 않는 물건들
물건마다 상태가 너무 다양하니 고르기가 어려웠다. 동일한 아파트 단지라도 탑층, 1층인경우, 혹은 수리가 하나도 되어있지 않은 경우, 가격과 층수, 컨디션 모두 마음에 들지만 복도 끝에 있는 경우 등 내 마음에 맞는 물건을 찾는 것도 일이었다.
그렇게 물건은 없고,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마지막엔 그냥 눈 딱 감고 1층 계약할까?도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원하는 시기에 적당한 돈이 있더라도 물건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아파트 시세만큼 돈이 있으면 내가 원하는 물건을 바로 살 수 있을 줄 알았지.
예상외로 많이 필요한 돈
생애최초 주담대가 80%까지 되니,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난 부동산 매매 금액의 20%만 갖고 있으면 살 수 있겠지라 생각했다. 근데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우선 20%의 현금만 갖고 있으면 세를 안고있는 매물은 아예 살 수가 없다. 월세는 물론이고, 전세가 껴있는 물건은 살 수가 없기에, 실거주하고 있는 물건만 볼 수 있었다. 안그래도 분위기가 좋아져 물건을 거둬들이는 추세인데, 이런 제약조건까지 있으니, 연락을 해도 볼 수 있는 물건이 없었다.
전세가 있어도 잔금일자와 전세입자가 나가는 일자를 맞추면 가능은 하지만 이는 이론일 뿐이고 보통 전세가 껴있으면 보증금 상환을 위해 잔금일자를 미리 받거나 전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갑자기 요구하는 리스트도 있기에 사실상 못한다고 보면 된다.
두번째로, 집주인이 살고있는 집을 찾았다고 해도 80%가 다 대출이기 때문에 중도금을 낼 수가 없다. 만약 매도자가 돈이 필요한 상황이면 이를 충당하기 위해 당연히 내게도 중도금을 요구할테고 그러면 협의를 할 수가 없게된다.
세번째로, 집을 매매하기 위한 조건 및 부대비용이 생각보다 많았다. 80% 대출을 받기 위해선 무주택 생애최초여야했고, 거기에 매매 진행에 있어 필요한 부대비용을 계산해보니 중개비, 대출인지세, 법무사 비용, 국민주택채권, 선수관리비, 취득세 등등..1,000만원은 족히 필요하더라. 만약 집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여기에 리모델링비용과 가구 비용까지 추가로 있어야지 집을 매매 후 바로 입주할 수 있는 것이다.
집이 5억인데 80% 대출이 나오니 20%만 모아서 바로 계약해야지 히히 는 정말 안일한 생각이었다.
정말 많이 따라줘야하는 운
내 상황을 요약하자면,
- 급매를 찾아야함.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서 급매급 가격이 아니면 예산이 안되었다)
- 물건의 층이 저층이거나 탑층이 아닌 중층이여야하며 향도 나쁘지 않고 아파트 끝쪽이 아닌 중간쯤에 있어 우풍이 들지 않는 위치여야함
- 세가 없는 집주인이 거주하고 있는 물건이여야함
- 중도금을 적게 내는게 협의가 되는 집주인이여아함
저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지만 살 수 있었다.
결국 협의에 성공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샀지만 그래도 위의 4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물건을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은 역시 돌아다니고 공부하는 것보다 실전에서 한번 계약해보는게 제일 중요하다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잔금때까지 잘해결하고 한번 더 후기를 정리해보려한다.
요약
- 부동산 시장은 느린듯하면서도 빠르다. 거래가 된 금액을 보고 찾아가면 이미 늦는다. 평소에 꾸준히 돌아다니며 시장 환경을 파악해두자
- 예상외로 들어가는 부수적인 금액이 많다. 매매에만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지말고 부수적인 비용도 함께 계산하자
- 운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운이라고 해서 포기하지말고, 운을 잡기 위해 남들보다 많이 그리고 자주 문을 두드리자. 원하는 물건을 높은 확률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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